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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옛날 낮해밤달에 실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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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낮해밤달이었을때 아주 오래전에 실렸던 글인데요..
주보에 넣으려고 타이핑 해두었던 것이 있길래 여기에 실어봅니다.
다시 보는 감동이 있을거에요~~ 너무 좋아했던 글이라서요..^^

          
교회에서 A선배님에게 내가 요즘 주님 안에서 교제를 나누고 있는 한 청년(B형제)의 이야길 꺼냈는데 그가 정색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 "뭐라고? 그건 안될 말이야. 내가 그 녀석을 잘 알아. 걔는 나쁜 사람이라구. 성격도 괴팍하고, 남을 잘 이용하고... 나도 아주 큰 상처를 그 사람한테서 입은 적이 있어. 당장 만남을 중지해. 넌 지금 잘못 하고 있는 거야!"

난 A선배님이 B형제에 대해 그토록이나 크고 깊은 반감을 가지고 있음에 대해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분을 알고 계셨군요?...그, 그렇지만 그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이고 지금도 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요. 오랫동안 지켜보았는데, 그에게 약점도 있긴 하지만 선배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런 나쁜 분은 아니에요." 나의 항변에 A선배님이 벌컥 화를 냈다. "이 바보야! 그건 위장일 수 있어! 그는 인간성이 아주 좋지 못해. 내가 직접 당했다니까!" "그, 그래요? 그런데 선배님께선 요즘도 그분을 만나고 계시나요?" "뭐라고? 내가 그 녀석을 왜 만나? 나한테 그렇게 큰 상처를 준 나쁜 녀석을!" "그게 언제였는데요?" "말도 마! 내가 대학 졸업하던 해였던가? 여하튼 생각도 하기 싫어!" "그럼...몇 년 전의 일이에요?" "뭐..한 6,7년쯤 됐겠지." ".....그래요?....."


나는 한참 동안이나 A선배님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아무 말도 않고 뒤돌아서서 나왔다. 교회당 바깥 뒷골목을 걸어나오는데 마음 한켠에서 솟구치는 놀라움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6,7년 전의 일?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렇게나 오래 되었는데도 그 오래 전의 옛 일들로 현재의 사람을 평가하다니? 더욱이 A선배님은 목회자가 되기 위해 지금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고 계시는 분이 아닌가! 불가사의한 일이다. 나는 A선배님을 생각했다. 그는 거듭난 그리스도인임에 틀림없는가? 그분께서 B형제님에 대해 내리고 있는 판단과 평가는 그분 안에 살아계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것일까? 그럴 리 없다.

나도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B형제님의 과거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기회주의자였고 미성숙한 인격의 소유자였다. 내가 A선배님으로부터 그 형제님의 과거를 새삼스럽게 더 알아냈기에 놀란 게 아니다. 나는 그래도 내가 존경했던 크리스챤인 A선배님이 6,7년이나 지난 과거의 일들을 지금까지 잊지 않고 바로 그 옛 일들로 B형제의 현재를 '자신있게' 다른 사람(나)에게 평가할 수 있는 그 용기(?)에 놀랐다.

  과거? 과거?,,,,,,
나는 이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과거」...!! A선배님을 비롯해 다른 이들은 알지 못하는 과거가 내게 있다. 나는 B형제님에게 나의 그 과거를 낱낱이 다 고백했었다. 그것은 참으로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두려운 일이었다. 나는 모태신앙인이었고, 중고등학생 때부터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한 열심있는 신앙인이었다. 그러나 대학 2학년때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한 남학생을 알게 되었는데, 나는 태연히 교회 봉사를 계속 하면서도 그 남학생과 계속 불륜의 육체 관계를 맺었고, 그런 삶은 1년이나 계속 됐다. 나의 신앙생활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결국 나는 교회를 떠났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야 나는 다시 주님 앞으로 나아왔고, 지금 다니고 있는 이 교회에 등록을 했다. 내가 나의 과거를 죄다 얘기했을 때 B형제는 조용히 내 손을 잡고서 물었다. "아직도 당신의 과거 때문에 괴로워 하십니까?" 나는 솔직히, 주님께 다시 돌아와 나의 모든 잘못과 실수에 대해 애통하는 마음으로 자백하며 회개의 기도를 드렸고, 따라서 하나님께 완전히 용서받았음을 확신은 하지만, 때때로 떠올릴때마다 괴로움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그가 되물어왔다. "그렇다면 이미 앞서 제가 말씀드린 저의 과거에 대해 자매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는 소리쳤다. "그건 다 지나간 이야기잖아요?" 그러자 그도 역시 나를 향해 단호히 말했다. "그건 자매님도 마찬가지에요!"

그날 나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찻집 테이블에 엎드려 흐느끼고 있는 나에게 그가 조용히 말했다. "과거를 묻는 크리스챤만큼 어리석고 바보 같은 사람은 없어요. 하나님 앞에 서는 자마다 고개를 자신있게 쳐들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까요. 저 역시 어둡고 씁쓸한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선 추하기 짝이 없는 나의 과거를 정죄하지 않으시고, 오늘날의 제가 있기까지 다듬어 오셨습니다. 그건 자매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께선 앞으로도 더욱 많이 우리를 다듬어 가실 것이고 또 우리는 더욱 많이 다듬겨져야 할 존재들입니다. 우리의 과거가 추하면 추할수록 우리의 현재의 감사 제목은 더 크고 더 많은 법입니다."

그것은 석달 전의 일이다. 나는 B형제님을 충분히 알고 있고, 그의 오늘날의 모습이 수년 전의 모습과 얼마나 많이 달라져 있는가를 또한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변화는 그의 안에 살아계신 주님의 솜씨이다. 나는 기대하고 있다. 여전히 B형제님이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기를 거부하지 않는 한 하나님께선 앞으로도 계속 그를 변화시켜 나가시리라는 것을! 하물며 나라고 어찌 예외이리요?

나는 오늘 A선배님의 충고에 동의할 수 없다. 만약 주님께서 지금 우리에게 "너희들의 과거를 근거로 내가 너희를 심판하겠다"라고 하신다면 누가 과연 자랑스럽게 주님 앞에 설 수 있을 것인가? 주님께선 이미 회개한 우리의 과거를 묻지 않으시는 것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의 과거를 묻지 말아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의 과거를 정죄치 않으시고 다 용서하셨으며 이제는 기억조차 않으시는 것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의 수년 전, 수개월 전의 허물을 다시 들추어내어 정죄치 않고 다 용서해 주어야 한다.

우리들의 관계는 언제나 오늘부터 다시 시작인 것이다. 나는 B형제님의 청혼에 대해 기도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늘 교회의 A선배님과 그 사이에서 갈등 중이었다. A선배님도 나에게 계속 마음을 쏟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거의 결정적으로 내 마음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다. A선배님에겐 나의 과거를 결코 털어놓을 수 없을 것이기에.

B형제님께 곧 편지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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