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고무나무야, 미안쿠나! 미안쿠나!

첨부 1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어느 실존 철학자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 꿈이 없으면 이미 죽은 목숨, 이라는 어느 목사님의 간곡한 설교도 생각난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곧 희망이며 꿈이라고, 나는 덧붙여 내 명언(名言)인 양 낙서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게 무슨 꿈이 있는 것일까? 딱히 내 꿈이 그럴듯하게 전개되지 않는다. 그저 꿈같지 않은 희망사항 일 뿐이다. 우선 건강하고 싶고 행복하게 살고 싶고 내 서재가 딸린 넓은 집에 살고 싶기도 하고 성능 좋은 컴퓨터도 새로 장만하고 싶고 나아가 노트북도 하나 있으면 좋겠고 때마다 맛난 음식도 먹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고 아이들이 공부도 잘하여 좋은 대학에 들어갔으면 좋겠고 직장에서 승진도 하고 싶고 또 사십 대 젊음(?)이 이대로 머물러... 좋은 세상, 행복 그 이상을 꿈꾸며 살고 싶은, 참 이기적인 욕망들이 내 꿈이라고 나는 숨기지 않을 수 없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건 꿈같지 않은 꿈이다. 진정 누군가 '꿈 깨라!'고 꾸짖는 것 같다.

나는 오늘 고무나무의 외줄기 목을 잘랐다. 몇 그루 되지 않는 집안의 관상목 가운데서 꺾꽂이로 이식된 고무나무가 2년 넘게 곧추 자라 보기에는 좋았다. 그러나 이 모습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우아한 고무나무의 품을 바라는 내 소망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한참 물이 오른 고무나무의 목을 자르기까지의 망설임은 몇 달이나 계속되었었다. 그러나 어쩌랴. 어찌보면 그 모습이 이기적인 내 모습인지도 모르는 일...

드디어 성장 속도가 더디지 싶은 11월의 어느 날, 날선 전지 가위로 연약한 고무나무의 목을 자르는 순간, 하얀 고무 수액이 피처럼 흘렀다. 고무나무야, 미안쿠나, 미안쿠나... 내 손에 들린 두터운 잎사귀가 달린 고무나무 줄기를 바라보며 나는 한 동안 중얼거렸다.

이제 나는 기다릴 것이다. 목이 잘린 고무나무 줄기에서 새로운 가지가 서너 개 돋아나서 그 품이 넉넉한, 아름다운 고무나무로 성장하기를... 나는 소망한다. 내 꿈 또한  나만의 욕심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사는 꿈으로 유익함과 사랑스러움, 향기로움과 따뜻함으로 이웃에게 인정받을 수 있기를... 오늘 따라 고무나무의 잎사귀가 더 푸르게 빛나고 있다.

- 우리는 저마다 자기 이웃의 마음에 들게 행동하면서, 유익을 주고 덕을 세워야 합니다.(로마서 15:2, 표준새번역)

교도관이 쓰는 민들레편지
http://column.daum.net/daman1004/

쇼팽 Nocturne No.15 Op.55/1 F minor
<embed src=http://61.74.69.134/new134/mhs/021224/classic_chopin/nocturnes/chopin_nocturnes_15.wma>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