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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어등골 이야기 22 - 피부암을 통한 하나님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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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설날 처가에 들렀을 때, 칠순의 장인어른(최영범 장로)은 내 앞에「여호와이레」라고 적힌 책자 하나를 내놓았습니다. 그것은 장인어른이 손수 타이핑해서 만든 당신의 '인생이력서'였습니다.

  얼마 전, 그동안 틈틈이 기록해 두었던 일기마저 다 태워 버린 장인어른이시기에 조금은 의외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장인어른이 굳이 이러한 글을 남긴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나의 삶은 하나님 앞에서와 사람 앞에 부끄러움 뿐이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받은 삶이었음에 감사한다"고 서언(序言)에서 밝힌 것처럼, 모든 자녀들이 하나님의 은혜에 더욱 감사하며 살아가도록 격려하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장인어른의 출생에서부터 여·순사건과 6.25, 그리고 결혼 이후의 인생 역정을 엿볼 수 있는 A4용지 45장 분량의 '인생이력서' 한 줄 한 줄을 읽으며 하나님을 향한 장인어른의 아름다운 신앙고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장인어른이 지난 해 가을, 피부암 진단을 받고 난 후의 심경(心境)을 기록한 것을 옮긴 글입니다.

    *******************

          
  몇 달 전부터 오른쪽 볼에 검버섯같은 것이 나서 까칠까칠했다. 신경이 쓰여서 손톱으로 뜯어버렸더니 딱지가 생겨서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든 꼴이 되었다. 은정이(김정수 목사 아내)가 시키는대로 광주C병원 피부과에 가서 조직검사를 받았는데, 삼일 후에 결과를 알려준다고 했다.

  삼일째 되던 토요일, 전화가 왔다. 암이란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무서운 암이 이제 내게도 찾아왔다고 한다. 이제는 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가?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은 채, 겉으로는 평정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내심 너무도 초조했다.

  월요일에 광주C병원에 갔더니 담당의사는 C대학병원에서 치료 받으라고 하면서 진료소견서를 써주고 W교수를 소개해 주었다.  

  C대학병원의 W교수는 진찰을 한 뒤, "조직검사를 한 세 군데 모두 다 암세포가 나왔지만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는 것은 아니고 또 피부에 깊이 들어가지도 않았으니 겉부분만 레이저로 치료하면 되겠다"고 했다. 나는 귓바퀴에도 오래 전부터 이상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더니 그 곳뿐만 아니라 증상이 비슷한 다른 몇 군데도 함께 치료하자고 했다. 그 후 두 달여에 걸쳐 치료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치료를 받던 날,  W교수는 "암세포가 깊이 침투하지 않았으니 다 치료되었을 것이다. 이제 치료가 끝났으니 후일에라도 이상이 있으면 다시 오라"고 했다.

  사실 나는 암이 발견된 직후 계속해서 "하나님의 자녀요, 하나님의 일꾼에게는 모든 사건에 하나님의 좋으신 계획이 있다는데 내게 이루실 계획이 무엇입니까?"하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런 가운데 하나님은 나에게 몇 가지를 깨닫게 해주셨다.

  첫째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믿지 못한 나의 적은 믿음을 회복시키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다.
  나는 평소 내 생명을 하나님께 맡기고 하나님만 의지하며 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언제 내 건강을 의지하고 산 적이 있었던가?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암에 걸렸다고 하니까 태산이 무너진 것 같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나는 지식으로만, 교리로만 하나님을 신뢰했던 나의 불신앙을 회개하고, 건강이나 다른 어떤 조건과 상관 없이 전적으로 하나님만 신뢰하고 사는 믿음을 주시라고 기도하고 있다.

  둘째는, 모든 문제의 해답이신 예수 그리스도 중심 신앙을 나와 온 식구에게 회복시키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다.
  이 일(암)로 인해 우리는 서로 기도하자고 다짐했을뿐만 아니라 정말 간절히 기도했다. 정말로 응답을 받으려면 믿음의 기도가 요구되지 않겠는가? 예수 그리스도는 암을 포함한 우리의 모든 병을 짊어 지셨기에, 믿고 구할 때에 응답해 주실뿐만 아니라, 의학의 차원을 넘어서 전능하신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나는 믿는다. 그래서 이 믿음으로 기도하고 응답받게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셋째는, 세상 사람들의 상태를 올바로 인식하고 사랑하도록 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대소롭지 않게 보고서 "되는대로 살겠다, 내가 내 인생을 책임지고 최선을 다해 살겠다"고 하지만, 하나님은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고 그 고통의 십자가로 우리 죄를 대속하셔서, 우리를 구원하시고 또한 제자 삼아 복음 전파의 소중한 일을 맡기셨다.
  나는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심각하고 초조하게 받아 들였다. 그러나 암으로 죽으면 천당에 갈 몸, 단지 예상외로 빨리 죽음을 맞는 것 뿐인데 어찌 불신자의 심각성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 나는 지금까지 하나님의 심정으로 세상을 사랑하기를 원했지마는 그리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며, 암보다도 훨신 더 심각한 불신자들을 바로 보고 그들을 사랑하고 전도하기를 기도한다.

  넷째라고 할까. 나는 피부암 문제로 해서 기도하고 있는 외에도 목을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아프고 불편하다. 목에 이상이 온 것인가? 어머니도 나릭(경부임파선결핵)이란 병으로 별세하셨는데 그런 류의 병이 생긴 것인가? 또 걸을 때마다 무릎에 통증이 느껴진다. 눈도 침침하다. 암이란 병명 말고는 이런 저런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서 불안하고 혼란스럽게 한다.
  내가 고통 중에 하나님의 좋으신 뜻을 깨닫고 하나님만을 더욱 신뢰하려고 하니까 사탄이 이런 증상들로 혼란과 불안을 가중 시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앞의 세 가지 기도 외에 사탄을 결박하고 흑암의 세력이 물러가기를 위한 기도를 더하고 있다.


  나는 권위 있는 대학병원에서 권위 있는 교수의 진료를 받았다. 그럼에도 개운치 않은 구석이 있다. 조직검사한 곳 세 곳에서 다 암세포가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그 세 곳 이외에도 유사 증세가 나타나는 곳을 더 치료했다.
  그런데 그 중 한 곳은 치료에서 빠졌다. 그래서 다음에 갔을 때 W교수에게 물었더니 "암세포가 깊이 안 들어갔으니 조직검사할 때 떼어냈으므로 치료가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치료에서 빠진 곳은 광주C병원에서 조직검사와 더불어 이미 레이저수술로 치료한 곳이었는데 C대학병원에서 다시 조직검사를 한 곳이었다.
  암세포가 깊이 들어가지 않아서 레이저로 치료되었다면 이미 치료한 곳에서 왜 또 암세포가 나왔다는 말인가? 치료를 받고도 개운치는 않지만, 더 권위 있는 병원으로 찾아 다닐 것도 없고 유한한 의사의 치료 배후에서 치료하시는 무한하신 하나님만 의지할 뿐이다.

  의사는 피부암을 빨리 발견해서 어렵잖게 치료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오른쪽 볼의 것은 발병한 지 두어 달 밖에 안되지만, 콧잔등은 십년도 더 되었고, 목 왼쪽의 것은 삼년이 넘었으며, 귓바퀴의 것은 이미 삼십여년 전부터 생겨서 늘 신경이 쓰였던 것이므로, 사실은 빨리 발견한 것이 아니라 너무 늦게 발견한 셈이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그토록 오래된 암을 하나님이 더 퍼져나가지 못하도록 막아 두셨다가 나를 통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가장 적당한 때에 가만히 드러내신 것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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