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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너무 잘 들어주시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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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구 따운따운 SOS!! 예수니이임~~~~~"
그러구 엎어지면 며칠지나서 시누이에게서 어머님을 찾는 전화가 온다.
"엄마, 이만저만 해서 그러니까 우리집 와서 애 며칠만 봐줘요" 하고.
나는 자칭 예수님께 여우중의 여우 상여우 이다.

결혼해서부터 어머니랑 함께 살기 시작한 게 10년째다.
내가 부모 복이 있어 천하에 어른이고 덕있는 시어머니를 만났다.
나도 늙으면 어머니 반만큼이라도 어른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고싶고 존경심이 가는 분이시다.

그래서 나의 마음을 상하게하고 괴롭게하는 일은 거의 없다.
고부갈등도 없다. 교우들은 우리집을 미스테리 집안이라고 부르기도한다.

그런데 며느리 입장에서 불편하고 힘든점이 있다.
마냥 내맘대로 자유할 수 없는 것. 무엇보다 매 끼니 식 수발이 ....
어머닌 항상 '얘 내 반찬 신경쓰지 마라. 애비 먹고오면 우리 대충먹자"
늘 그러시지만 차리는 사람은 어디 그런가... 이거 안해본사람은 모른다.
그렇게 주구장창 내리쌔리 밥 수발을 들다보면
그야말로 따아운(down) 될 때가 있다.

몸도 마음도 그럴 때 남편에게 이러구저러구 말 안한다.
그저 하느님께 나죽겄다고 엎어지면 여지없이 고모가 어머니 호출을 한다.
히히... 그기도는 이상하게 10년동안 너무 잘들어주신다.

그거 안 들어주면 시어머니에게 바락바락 달겨들까봐 남편 달달 볶을까봐 애들 두들겨팰까봐 그러신건지..

아니리라.
가능하면 부모 안 모실려고 다들 그러는데 당신 늙은 딸 속 안 끓이고 맘 편히(울엄니가 직접 하신 말, 난 너때문에 속끓이고 집에있기싫고 그런 일 없다) 모셔줘서 이쁘게 봐주셔서 그러신건지.

그렇게 어머님 어디 가 계시는 그 며칠동안, 나는 늦잠도 자고 설겆이도 일부러 저녁까지 쌓아놓고, 거실쇼파에서 쌓인그릇들 보면서 웃고, 이웃 엄마네 커피마시러가서 죙일 놀고 저녁은 다같이 라아면..호호호..
이제 따운된 몸과 마음은 서서히 업(up)이되고 어머니오시면 또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한다.

조금 재미있는 사실은 울시엄니는 당신이 집 비우면 내가 싫어하는 줄로 안다.
몇년전에 남편이 출장을 가고 어머니도 고모네 며칠 가 계실 일이 있었다.
얼마나 좋은지, 거실에서 발레라도 하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부부사이가 나쁜 것은아니고, 그냥 잠시 며칠이라도 조용하고 밥 안하는 게 좋아서....

그런데 어머니는 하룻밤 주무시고 새벽전철을 타고 집에 오셨다.
여름이라 거실에서 애들하고 자고 있었는데 울 엄니 현관문 열고 마루에 서서 하시는 말씀 "얘! 선희(시누이)가 며칠만 더 있다가라고 붙잡는 걸, 애비도 없고 너 외로울까봐 내가 간신히 뿌리치고왔다"
"네 그러셨어요"
속으로는 (오 마이 갓뜨!!! 내가 뭣땀시 외롭냐고요.어머니.)

나가시면 두루두루 듣는 얘기가있어 시어미 집 비우면 며느리 좋아한다는 걸 이론으론 분명히 아실텐데 울엄니는 믿기가 싫은건지.. 나도 잘모르겠다.

얼마 전에도 사흘 어디 다녀오셨다.
그러고서 하시는말씀 "에미야 내가 자주 집비워서 미안하구나"
속으로 (안 미안하셔도 되는데)

우리 시누이도 자꾸 어머니께 얘기를 해준댑니다.
"엄마, 이렇게 잠깐잠깐 비워주면 올케가 얼마나 편한데... 친구들 하고도 실컷 놀고 스트레스도 풀고 좋아!"
그러나 그렇게 백번 얘기해도 어머님은 그 말 안 믿는다고.

그렇지만
결론은 내가 하느님께 무한히 감사하다는 것!
어머니가 "저 년은 나 집 비우면 좋아죽지" 그것보다는 "우리 며느리는 나 없으면 싫어해" 라고 생각하고 사시는 게!

그렇게 살다가 주님 곁에 가는 게 큰 행복이시겠다 싶어 절대로 절대로 엄니 외출하시면 나 좋아요 내색 안합니다. 고모에게도 단단히 일렀죠
시누이는 너무 착해서 내 속얘기 다 들어주고 이해해주거든요.
"고모, 엄마한테, 엄마 고모네 가면 나 너무 좋아한다고 그 말 절대 하지마. 엄마 상처받어. 절대로 얘기 하지마 알았지?"
물론 고모는 얘기 안할겁니다.

시어머니와 잘 지낼 수 있는 비결... 예수님께 끊임없이 쫑알대고 여우짓하면 됩니다. 예수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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