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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삐죽 삐죽 삐쭉이 이야기(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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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의 짧은 동화 12

삐죽 삐죽 삐쭉이 이야기


모두 똑같지요??
아니에요. 모두 똑같지 않아요.
수십 개의 팔이 있어도 같은 모양은 아무것도 없는걸요.
비슷해 보이는 거라구요.

전 우리 가족들이 참 좋아요.
특히 단단하고 날카로운 팔을 가진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요. 검은빛 도는 초록색으로 옷을 입은 것도 얼마나 멋있으신데요.
맨 처음에 여리고 여린 제게 어떻게 하면 할아버지처럼 단단해질 수 있는지 가르쳐주셨어요. 밥도 잘 먹고 뜨거운 햇살에도 지치지 않고 힘을 내야 한다구요.
헤헤..그래서 저도 제법 멋있어지고 있어요.

우와...저기 예쁜 새가 날아가요.
"새야. 새야. 나랑 좀 놀다가지 않을래?"

우와...예쁜 꽃도 있어요.
"예쁜 꽃아..안녕??"
...
...

그런데..아무도 대꾸도 안해요. 절 본체만체 하네요. 왜 그러는 걸까? 친구하고 싶은데....옆에 있는 바위에 기대서 혼자 바람에 흔들흔들 그네를 타요..
에휴..심심하다..칫.. 자기들이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어. 물어봐도 대답도 안하고. 누군 혼자 못놀줄 알아? 흥..
괜히 심통만 나요.

"아얏!!! 누구야!! 이런 곳에 기대있는게?!!"

깜짝 놀라 보니 바위에 앉아 놀려고 폴짝 뛰어오른 고양이에요.
"다른 곳에 가야겠다. 에잇.."

내가 뭐 잘못했나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난 그저 가만히 있었어요. 그런데 모두 나만 이상하다고 해요.
난 정말 가만히 있었는데 나한테 화풀이만 해요.
내가 아프게 하고 싶어서 그런거 아닌데 나 때문에 아프다고 소리지르며 가버리네요.
내 모습이 어때서....내 모습이 어때서....
나도 그러고 싶지 않다구요. 나도 찌르고 싶지 않다구요.
흑흑흑...
나더러 어떻게 하라구요. 아무도 내 옆에 오고 싶어하지 않아요. 내 옆에 오면 내가 자신들을 찌르고 아프게 한다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나는 이런 모습이었어요. 연하고 부드러운 모습도 있었지만 점점 강해져가고 있을 뿐이에요. 변하고 싶어요....
난 아무도 찌르고 싶지 않아요.
내가 다가가면 모두 소리지르며 도망가버리쟎아요.


"우하하하하..여기 좋은게 있는걸."
"크하하하하..정말 딱 좋구만..크헐헐."

"이봐!.. 조심하라구. 찔리지 않게말이야..크흐흐흐."


어..어...날 어쩌려는 거얏! 내려놔!!! 내려놓으라구!!!
할아버지보다 더 억센 손이 저를 잡아 뜯고 둥글게 휘어버리고 있어요.
내려놔!! 내려놓으란말야!!!!

"자..임금님..여기 면류관 대령했습니다..크크큭."

"어떠신가요. 정말 잘 어울리십니다..하하하하."

난..싫어요.
이렇게 찌르는거 정말 싫어요.
제발 소리지르며 날 팽개쳐주세요.
난 변하고 싶지만 변할 수 없는 가시에요.
당신을 찌르는 이 느낌이 정말 싫어요.
찌르고 싶지 않아요. 찌르고 싶지 않아요. 찌르고 싶지..않아요....

제발...소리지르며 날 팽개쳐주세요.......

당신은 누구신가요....
왜 아무 소리도 없이 날 그대로 받아주시나요..
벗어버리지도, 던져버리지도 않고 아무 말없이 나 때문에 아파하시나요.
당신의 머리에서 피가 배어나와요.
나에게 찔려서 당신의 이마를 타고 피가 흘러내려요.
당신은 누구신가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
나는 가시에요. 내 모습이 그저 가시에요.
찌르고 싶지 않은데 이렇게 찔러야하는 내 모습은 가시에요.
용서해주세요. 용서해주세요.
당신을 찌르고 싶지 않아요...아프게..하고..싶지..않아요..

나의 눈물도 당신의 핏자국을 따라 흘러가요..
가녀린 신음소리로 나를 인정해주는 당신의 숨결을 따라 나의 한숨도 흘러내려요
당신을 찌르는 나를 그대로 받아주시는군요.

당신은 누구신가요....
당신을 찌르는 나를 받아주시는 당신은 누구신가요.....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찌어다."
"쿡쿡쿡...예수!! ...왕이여 평안할찌어다. 우하하하하"


왕이시군요. 당신은 왕이시군요.
난 당신의 머리에 놓여진 면류관이되었군요. 나의 왕, 나의 주, 나의 임금님.
여전히 당신을 찌르고 있는 나는 마음 아픈 고백을 드립니다.
당신은 나의 임금님이십니다.....


(이에 바라바는 저희에게 놓아주고 예수는 채찍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주니라
이에 총독의 군병들이 예수를 데리고 관정 안으로 들어가서 온 군대를 그에게로 모으고
그의 옷을 벗기고 홍포를 입히며
가시 면류관을 엮어 그 머리에 씌우고 갈대를 그 오른손에 들리고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희롱하여 가로되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찌어다 하며
그에게 침 뱉고 갈대를 빼앗아 그의 머리를 치더라
희롱을 다한 후 홍포를 벗기고 도로 그의 옷을 입혀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끌고 나가니라  
-마태복음 27장 26절-31절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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