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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아버지의 작은 연못

  • 장낙중
  • 2067
  • 2

첨부 1


http://kwija.new21.net/technote/board/audio/upfile/Nana_Mouskouri_-_Amazing_Grace.mp3\ width=\100\ height=\100\ vspace=\0\ hspace=\0\ border=\0\ hidden=\true\ autostart=\true\> 아버지의 작은 연못

내가 어렸을적..
아마도 우리나이로 네살쯤 됐을 때일 것이다.

우리가족은 내가 태어난 신당동을 잠시 떠나 금호동골짜기에서
논과 밭사이 조그만 언덕배기위에

작은 집을 짓고 살았었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시면서도

집에서 닭과 돼지도 치고
집뒤란 조그만 밭뙤기엔

토마토와 가지를 심어
취미삼아 농사를 짓기도 하셨다.

조그만 마당 한귀퉁이엔
시멘트와 자갈로 작은 연못을 만드셨는데

시멘트가 채 굳기도 전
어린 나는 호기심에

그것을 만졌다가 한쪽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는 불상사를 맛보아야 했다.

유교적 집안에서 자라나신 우리 아버지께서는
평소에도 근엄하시기만 해서인지

우리 형제들은 아버지를 무서워하며 자랐던 터라..
일(?)을 저지른 나는 아버지가 무서워서

저녁을 먹자마자 졸립다고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는데..

아무리 있어도 잠이 오질 않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러던 내가 깜빡 잠이 들었는지
어머니와 늦게 들어 오신 아버지께서
두런 두런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애써 잠이들은 척 이불을 꼬~ㄱ 뒤집어 쓰곤
누워 있는데..

어찌 그리도 시간이 잘 가질 않는지..

아버지께서 어느덧 팔십을 넘기시고 86세되시던
금년 2월 아주 먼 곳으로 가버리시고 말았습니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산을 즐기시곤 하시던 아버지께서
팔십을 넘기시면서부터
기운이 많이 떨어지셨는지 늘 하시는 말씀이
\금년을 넘기지 못할 것 같다\는 말씀이셨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예전의 그 엄하고 무섭기만 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다.

늘 사업이라고 한답시고 밖으로는 삶에 쫓기고
아이들 키우는 일에 매달리다보니
여유로움마저 잊고 살던 터이었으니...

예전과 같이 작은 마당이라도 있는 집에
함께 모시고 살 수 있었다면..

그리고 내가 전에 망가뜨렸던 아버지의 작은 연못보다
더 멋있는 연못을 만들어드릴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

하는 생각이 든다.

2003 . 12 . 10 .


장 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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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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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규 2004.03.11. 06:33
아버지의 모습...너무나도 잘 표현한 것 같네요.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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