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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아버지 목회자 이끈 딸 외시 합격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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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황등면 봉곡교회 박철수 목사는 17년 목회생활 가운데 올해 처럼 격려전화를 많이 받은 적이 없다.
가난한 시골교회 목사가 격려전화를 받을 일이 많지 않지만 지치고 힘들때 이따금 “목회하느라 힘들지”라며 전화를 걸어주는 도회지의 동료 목사들 격려에 힘을 얻곤했다. 그런 기억도 아련하다. 서로 바쁘다 보니 전화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 박 목사는 7월 들어 일주일 동안 전국각지로 부터 쇄도하는 격려전화 받기에 바빴다. 큰 딸 주민씨(24·서울대 영어영문과 4년)가 제41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외무고시 합격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가난한 형편에 과외와 학원공부 한번 시켜주지 못했는데 합격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그래서 그는 격려전화를 기꺼이 받으며 자랑했다. 더욱이 자신을 목회의 길로 이끈 딸이기에 그의 합격은 더욱 아름답다.

“딸이 외무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많은 시골교회 목사님들이 전화를 걸어 왔어요. 목회에 힘이 된다고요.”

박 목사는 딸이 다치기 전까지 목회에 전혀 뜻이 없었다. 하지만 1985년 딸이 두살때 전주 외가에 놀러갔다가 넘어져 뇌를 다친 사건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급히 병원으로 갔으나 이틀을 넘기기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 살리기 위해서는 다음날 수술을 해야 했다. 그때 박 목사는 딸을 부여잡고 눈물로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딸을 살려만 주신다면 목회자가 되겠습니다.” 다음날 수술에 앞서 다시 검사를 한 병원은 “아무이상이 없다”고 했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박 목사는 딸이 살아난 뒤 곧바로 신학에 입문해 1986년 총신대를 졸업하고,89년 목사안수를 받은 뒤 백령도에서 2년간 섬목회를 했다. 그리고 지금의 봉곡교회에 부임해 15년째 농촌목회를 하고 있다.

봉곡교회는 교인이 60여명. 자립하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박 목사와 교인들은 매달 선교비 65만원으로 다른 미자립교회와 어려운 이웃을 돕고있다.

“큰 딸은 초등학교 3학년때 부터 반주자로 봉사했어요. 한번도 주일을 빠진 적이 없고요. 시골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는데 서울대에 합격해 줬고,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시공부를 한지 1년만에 합격해 너무 고마워요. 성경공부를 열심히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확신합니다.”

박 목사는 이번 일을 통해 ‘하나님이 높여주시면 낮출자가 없고 하나님이 낮추시면 높일자가 없다’는 성경말씀을 다시한번 새기며 겸손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작은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승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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