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역경의 열매] 이홍렬 <6> 아내가 고3때 첫 만남… 7년 기다렸다 재회해 결혼

by 운영자 posted Mar 08,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재생하기
201803080001_23110923913295_1.jpg
“나한테 시집오길 잘했지?” “난 누구한테 시집가든지 다 잘되게 되어있어요.”

결혼한 이후로 어느덧 31년이 지났다. 정수리에는 어느 틈엔가 흰머리가 수북하게 자라났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여전히 저렇게 통통 튀는 대화를 나눈다.

누군가 그랬다. 부부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결혼해서 서로 나이 들어가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라고. 가끔은 스물여섯의 젊은 나이로 결혼했던 시절의 아내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아놓고 “이 여자 좀 데려와줘요.”라며 억지를 부린다. 그럼 아내는 한 손으로 얼굴을 떡하니 받치면서 이렇게 말한다. “배부른 소리 좀 하지 마세요. 여기 있잖아요.”

1979년 중앙일보에서 실습하고 있던 아내를 만났다. 그때 아내는 고3이었고, 나는 신인 개그맨 시절이었다. 아내에게 반했던 나는 접근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계속 불발됐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혼자 덕수궁 안에서 친구와 온 그녀를 만나 사진을 찍어주게 됐다. 이 만남은 데이트로 이어졌다. 하지만 당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상태에서 제대한 지 얼마 안 된 아저씨를 만나기 부담스러웠는지 아내는 앞으로 만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을 꺼냈다.

나는 당시 방송국 통폐합의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았다. 내가 데뷔했던 TBC가 여의도 KBS로 흡수됐고, 아내는 서소문에 있는 중앙일보에 남았기 때문이다. 이후 아내를 보지 못한 채 7년이 지났다. 아내를 계속 그리워하다가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만나 어떻게든 관계를 정리하고 싶었다.

1986년 다시 찾아간 중앙일보 건물에는 여전히 아내가 있었다. 아내의 나이 스물여섯 살 때였다. 7년 만에 아내를 다시 만나자 내 손은 휴대전화 진동 오듯 심하게 떨렸다. 만남의 횟수는 조금씩 늘어갔고, 다음 해 9월 우리는 결혼했다.

결혼 생활 동안 우리 부부는 많이 다투기도 했다. 아내는 너그럽고 낙천적인 성격인 데 비해 나는 꼼꼼하고 잘 토라지는 편이었다. 한바탕 싸우고 난 다음 날, 나는 어제 생각으로 우울한데 아내는 콧노래를 부르며 할 일을 했다. “나만 삐친 것이냐”고 물어보면 “난들 왜 감정이 안 남아있겠어요”라고 했지만 내게는 전혀 그래 보이지 않았다.

큰아이의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이야기다. 하루는 아내가 등교시간에 큰아이를 태우고 학교 뒷문으로 갔다. 앞문에서 두발 검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아내는 아이가 잘 들어가는지 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그곳에 교감 선생님이 서 있었다. 큰아이는 죽어라 도망가고 교감 선생님은 “저놈 잡아라” 하고 쫓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놀라운 일은 아내가 그 광경을 그저 바라보다가 돌아왔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아이가 누굴 닮아 저럴까’라고 생각하면서 가슴 아프지 않았냐고 물었다. 아내는 이렇게 대답했다. “난 웃겼어요. 지도 한번 당해봐야 하는 것 아니에요? 가슴이 아프긴요. 근데 왜요?”

티격태격하면서도 우리 부부는 서로 웃고 위로하며 여기까지 살아왔다. 요즘도 가끔씩 삐치곤 하는 나를 받아주는 아내가 너무 고맙다. “당신 성격 맞출 수 있는 여자는 대한민국에서 나 하나예요.” 절대 반박할 수 없는 아내의 똑 부러진 말이다. 아내의 말이 참말이라 이 말이 나는 싫지 않다.

정리=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짧은주소 : https://goo.gl/rk3MYH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수 글쓴이
107666 예화 생각의 크기 2018.03.10 33 김장환 목사
107665 예화 나의 가치 2018.03.10 22 김장환 목사
107664 예화 rla 2018.03.10 12 김장환 목사
107663 설교 [가정예배 365-3월 10일] 신앙생활이 흔들릴 때(3) 찬송 : ‘이 세상의 모든 죄를’ 261장(통 195)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아가 2장 15∼17절 말씀 : 때로 주님이 멀리 계시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나에게 있... 2018.03.10 44 운영자
107662 설교 [가정예배 365-3월 11일] 인생의 밤이 오면 찬송 : ‘이 세상에 근심된 일이 많고’ 486장(통 47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아가 3장 1∼2절 말씀 : 신앙생활에 밤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주님을 믿고 따... 2018.03.10 28 운영자
107661 유틸 인공지능 AI 얼굴 교체 프로그램 - Fakeapp 2.2 PC 동영상의 얼굴을 교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2개의 파일이 있습니다. 설치방법 1. 프로그램 설치 2. 코어설치 - 아래 경로에 코어 압축해제 C:\Users\[USER]... 1 file 2018.03.09 841 운영자
107660 칼럼 [역경의 열매] 이홍렬 <7> 미웠다가 예뻤다가… 말보다 문자가 편한 삼부자 미웠다가 예뻤다가. 아들만 둘 키우는 부모라면 이런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식은 ‘내 아이’가 아니라거나 아이가 스무 살이 지나면 스... 2018.03.09 25 운영자
107659 설교 [가정예배 365-3월 9일] 신앙생활이 흔들릴 때(2) 찬송 : ‘마음속에 근심 있는 사람’ 365장(통 48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아가 2장 14절 말씀 :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여러 장애물로 인해 신앙생활에 어려... 2018.03.09 29 운영자
» 칼럼 [역경의 열매] 이홍렬 <6> 아내가 고3때 첫 만남… 7년 기다렸다 재회해 결혼 “나한테 시집오길 잘했지?” “난 누구한테 시집가든지 다 잘되게 되어있어요.” 결혼한 이후로 어느덧 31년이 지났다. 정수리에는 어느 틈엔가 흰머리가 수북하게 ... 2018.03.08 21 운영자
107657 설교 [가정예배 365-3월 8일] 신앙생활이 흔들릴 때(1) 찬송 :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338장(통 364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아가 2장 7∼13절 말씀 :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와 늘 함께하시는 주님이 ... 2018.03.08 27 운영자
107656 설교 타락한 성문화와 동성애 2018.03.07 34 빛의 사자
107655 설교 분당우리교회 주일설교 이찬수 목사 | 새로운 삶의 첫 단추 | 2018-03-04 고화질 2018.03.07 18 분당우리교회
107654 칼럼 [역경의 열매] 이홍렬 <5> 굿판 벌이던 할머니, 예수님 그림으로 방 채워 할머니는 어머니의 수양어머니였다. 할머니가 계시던 경기도 파주 시골에 갈 때마다 흙먼지 풀풀 날리는 버스를 타고 넓은 포도밭과 옥수수밭을 지났던 기억이 ... 2018.03.07 21 운영자
107653 설교 [가정예배 365-3월 7일] 샤론의 꽃 예수 찬송 : ‘샤론의 꽃 예수’ 89장(통 89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아가 2장 4∼6절 말씀 : 소명을 알지 못할 때는 넓은 세상이 크고 화려하게만 보였고, 나 자... 2018.03.07 15 운영자
107652 예화 저수지에 물이 없으면 물고기 무덤이 됩니다 [겨자씨] 저수지에 물이 없으면 물고기 무덤이 됩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단비가 내리기를 기도하며 기다립니다. 얼마 전 저수지 물이... 2018.03.06 28 곽주환 목사(서울 베다니교회)
107651 예화 이름을 불러주시는 주님 [겨자씨] 이름을 불러주시는 주님    “그런데 고암 선생은 한 방에 있는 사람을 수번(囚番)으로 부르는 법이 없고, 부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자네 이름이 뭐... 2018.03.06 26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107650 예화 언제나 기초가 되는 은혜 [겨자씨] 언제나 기초가 되는 은혜    안타깝게도 요즘 상당수 크리스천이 예수 신앙의 긍지와 행복을 누리지 못합니다. 이는 무엇보다 십자가 대속으로 인한 죄... 2018.03.06 36 김석년 목사(서울 서초성결교회)
107649 예화 학철부어의 사랑 [겨자씨] 학철부어의 사랑    학철부어(芭扱K魚).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 안에 놓인 붕어란 뜻입니다. 장자의 외물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매우 다급하고 곤궁한 ... 2018.03.06 17 한상인 목사(광주순복음교회)
107648 예화 본질과 비본질 [겨자씨] 본질과 비본질    초대교회의 음식논쟁은 교회에 분쟁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로마나 고린도의 시장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고기가 우상에게 바쳤던 제... 2018.03.06 36 박성규 목사(부산 부전교회)
107647 예화 진실의 2분의 1 말하기 [겨자씨] 진실의 2분의 1 말하기    청년부를 지도했을 때 일입니다. 아끼는 자매 둘이 심하게 다퉜습니다. ‘예수 믿는다는 놈들이 더 위해주고 사랑하기는커녕 ... 2018.03.06 23 안성국 목사(익산 평안교회)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5421 Next
/ 5421


기독교 멀티미디어 전문사역자 커뮤니티 admin@godpeople.or.kr Copyright © Since 2001~Now godpeople.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