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글 11월 17일...부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천·지·인의 소망을 모아 하늘과 땅을 구분짓는 검붉은 빛 2개가 오륙도 앞 수평선에 홀연히 나타난다. 세계 최초의 철갑선 거북선이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앞 광안대교 상공에 설치된 2대의 조명기구에서 쏘는 빛의 안내를 받으며 교량 근처로 진입해 오던 거북선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자 백사장에 모여든 수십만명의 국내외 인파는 와! 하는 함성을 질러댄다. 탄생의 서곡이다. 때마침 흰색갈매기 수백마리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경축하는 듯 대교 주변을 맴돌다 사라진다.’

오는 11월 17일 저녁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의 서막을 여는 ‘경축전야제’ 도입단계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번 APEC 정상회의 전야제에서는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게 될 지상 최고·최대 규모의 해상 멀티미디어쇼가 펼쳐진다.

이 거대한 해상 멀티미디어쇼는 아시아·태평양 연안의 21개국 정상과 고위인사, 세계적인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 보도진, 일반시민 등 수십만명이 지켜볼 예정이어서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이미지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부산시 APEC준비단에 따르면 11월17일 오후 8시부터 ‘동승(同乘)’을 주제로 광안리 앞바다에서 국내 최장 현수교인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1시간 정도 진행될 이번 전야제 행사에는 8만여발의 폭죽이 광안대교 위에서 쏘는 화려한 색상의 레이저빛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

이 기상천외한 이벤트는 장엄한 배경음악이 깔린 가운데 거북선 두 척이 오색 연기를 뿜으며 부산앞바다를 가로질러 광안리해수욕장 앞바다에 나타나고, 광안대교 상판에 ‘웰컴 투 부산(WELCOME TO BUSAN)’이라는 문구가 새겨지면서 시작된다.

이어 화려한 레이저쇼와 함께 ‘바다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대규모 수상스키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바다 위에 뜬 바지선 10척에서 형형색색의 폭죽을 쏘아올리면 축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바다 위에 뜬 풍선 형태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평화와 화합’을 주제로 한 영상물이 상영된 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나이애가라 폭포’가 연출되는 이벤트를 선보인다.

이 이벤트는 길이 1.5㎞ 규모인 광안대교 상판에서 30여ｍ 아래 바다를 향해 동시다발적으로 줄폭죽을 쏘아 마치 나이애가라 폭포에서 거대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장면의 연출에만 전체 폭죽의 절반 정도인 4만여발이 사용된다.

또 폭 600여ｍ 규모인 ‘창조와 생명’을 상징하는 거대한 불꽃 수십개가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며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이준승 APEC준비단 기획지원과장은 “이 지상 최고·최대 규모의 멀티쇼는 단계마다 사람 손을 거쳐 실행하던 기존의 진행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전 과정이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IT강국 한국의 이미지가 세계인의 머릿속에 다시 한번 각인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email protected]